[단독] '위조 봉쇄' 뚫고 또…17년 전 횡령과 판박이
[앵커]
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일어난 사건과 유사한 수백억 원대 횡령이 2004년에도 있었습니다.
당시 금융당국은 서류 위조를 통한 횡령을 막기 위해 전산 감시를 제도화했는데, 17년이 뒤 전혀 효력을 내지 못하고 위조 수법을 쓴 횡령은 버젓이 되풀이됐습니다.
차승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.
[기자]
2004년 코오롱캐피탈의 한 임원이 회삿돈 473억 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 발각됐습니다.
투자 손실을 감추기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하고, 예금 잔액 증명서도 위조했습니다.
사건 뒤 금융당국은 증명서 위변조와 허위 발급을 막기 위해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기업의 예금 잔액을 은행 전산망에서 조회하도록 했습니다.
서류 위조 가능성을 차단한 건데, 17년이 지난 최근 비슷한 사건은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또 일어났습니다.
회계법인이 회사 계좌를 전산으로 들여다보게 했지만, 횡령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10월은 3분기가 막 끝난 시점이라 분기나 연 단위로 감사하는 시스템을 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.
아무리 감사를 강화해도 허점은 여전했던 겁니다.
지난해 4분기란 짧은 시간에 1,88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빼돌리는 데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냔 의혹과 함께, 회사 자금 관리나 내부 통제가 허술했단 지적도 나옵니다.
"대형 자금이 이체된다든지 이런 상황이 발견됐을 때 즉각적으로 상부에 보고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체계, 또 컨틴전시 플랜(비상계획)이 좀 마련돼야…"
알려지지 않은 횡령액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됩니다.
검거된 이모씨가 한 회사 주식에 1,43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어 금괴 1kg짜리 851개를 사들인 정황이 드러났는데, 최근 금값이 가장 낮았던 시가를 적용해도 밝혀진 횡령액 1,880억 원을 훌쩍 넘기 때문입니다.
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. (chaletuno@yna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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